별을 따라나서는 길

<하느님 자비 복음의 종 선교회 센터>에서 열린 대림 피정에 참여했습니다. 피정이 끝난 후 일상으로 돌아온 저는 피정 중에 묵상했던 말씀과 느꼈던 은혜로움을 되새기면서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피정 때 느꼈던 것들을 짧게 요약하자면 별을 따라나서는 길 제목을 고릅니다.

자비와 용서

피정 첫날에는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에 대해 묵상했습니다. 신약 성경에 나오는 간음 하다 잡혀 온 여자, 세관장 자케오, 지붕에서 달려 내려온 중풍 병자의 이야기를 통해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묵상했습니다. 이 묵상 가운데 제가 용서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고 영혼이 굳어 스스로는 움직일 수 없는 중풍 병자 같은 내 모습을 보았습니다. 이런 나를 주님께 맡기고 자비를 베풀어 주시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음을 고백합니다.

별을 따라나서는 길

둘째 날에는 “임마누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마태 1, 23)을 주제로 나누었습니다. 동방박사들이 별의 인도로 아기 예수님이 태어나신 베들레헴을 향해 떠나는 여정을 따라가 봤습니다. 그리고 이번 성탄에 아기 예수님께서 기뻐하실 예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묵상하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먹을 것, 입을 것 걱정 없는 시절이라지만 영혼의 어둠은 더 짙어지는 시대입니다. 우리의 나약함 때문에 또는 복잡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어느 순간 영혼에 어두운 밤이 찾아옵니다. 그때 길을 인도해줄 별이 안 보여 헤매기도 합니다. 제 삶 안에서도 영혼이 길을 잃고 캄캄한 암흑 속에서 울부짖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발을 잘못 내디디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은 두려움에 떨면서 그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거기서 나왔을 때 빛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만남

별이 보입니다. 별빛을 따라 길을 나섭니다. 우리를 만나기 위해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만날 시간이 다가옵니다. 마침내 마구간 한쪽 구유에 누워계신 아기 예수님을 만났을 때 아기 예수님의 볼에 입맞춤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어둠 속에서 헤매지 않기 위해 그분을 꼭 잡고 놓치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다시 용기를 내어 아기 예수님을 찾아 나서는 여정에서 서로에게 별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두운 밤길을 함께 걷는 길동무가 되어주는 대림 시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렇게 모두가 함께 구유 앞으로 인도되어 아기 예수님을 만나고 그분이 주시는 은총을 가득가득 받으시길 기도합니다.

이덕란 베로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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