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야, 일어나라!

10월 30일에 설뫼 성지에서 청년의 날이라는 교구 행사가 있었는데 주제는 젊은이야, 일어나라! (루카 7,14) 였습니다. 대전 교구는 코로나19로 인해 고생한 청년들이 만남의 기쁨과 위로를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이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여러 수도원과 단체들이 부스와 플리마켓을 준비했는데 우리 선교회도 부스를 운영했습니다. 황의철 베드로는 그 날에 대한 소감을 나눴습니다.

30일 아침에 눈을 뜨자,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뉴스를 보게 됐다. 할로윈 축제를 위해 이태원에 모인 젊은 청년들이 150여명이나 사망했다는 참담한 뉴스를 보게 되었다. 참담한 비보를 뒤로 한 채, 8시에 출발이기에 서둘러 선교사님 댁으로 향했다. 우리는 9시 반 쯤 솔뫼 성지에 도착했다. 하느님 자비 복음의 종 선교회가 받은 부스로 향했고, 선교회 공동체를 알리기 위한 게임 및 선교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위한 준비를 미사가 시작하기 전까지 마쳤다. 미사는 주교님이 진행하셨는데 주교님께서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셨다. 솔직히 좀 모순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청년의 날 행사가 이렇게 많은 청년들이 참여할 줄은 몰랐다. 기쁘고 좋은 날임은 분명한데, 이태원에서 희생된 청년들을 생각하면 어떤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야하는지 혼란스러웠다.

미사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한 후 부스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부스 활동을 시작했다. 우리 부스는 각 국에 있는 선교사를 소개하고 선교사 이름이 적힌 돌로 각 나라가 적힌 상자에 골인 하는 게임을 진행했다. 그리고 나는 선교회의 자세한 설명과 더불어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사람들에게 설명했다. 에스텔 선교사님은 따로 ‘에스텔에게 물어보살’이라는 코너를 진행해 청년들에게 고민상담을 해주었다. 청년의 날 예상인원은 2~300명이라고 들었는데 거의 7~800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그런지 부스는 정신이 없었다.

대전 충남 교구 중심으로 모인 청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생각보다 우리 선교회를 모르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그래서 나는 청년들에게 이러한 선교회가 대전에 있고 청년들에게 어떤 경험과 깨달음을 가져다주는지 알리고 싶어서 열심히 설명했던 것 같다. 하느님 자비 복음의 종 선교회는 세계 각지에 있으며, 20대 청년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깨달음을 줄 수 있고 견문을 넓히며 하느님과 동료 청년들과 함께 복음을 전파한다. 무엇보다도 이 공동체의 가장 뚜렷한 색채는 ‘자유’와 ‘평화’라고 나는 생각한다. 경직되어 있고 각박한 현대 대한민국 사회에서 누구보다 자유롭고 행복하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하느님 자비 복음의 종 선교회가 전국 여러 청년들에게 알려져 우리 공동체 안에 있는 청년들 말고도 더 많은 청년들이 ‘자유’와 ‘평화’를 만끽했으면 좋겠다.

청년들이 대규모로 모인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인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오랜만에 많이 모인 청년들의 광경이 어색했지만 한편으로는 들뜬 기분도 있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나 싶을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었고 오랜만에 엄청난 활기를 느낀 청년의 날 행사였다. 10월 29일에 일어난 이태원 참사와 더불어 청년의 날을 보내면서 한편으로는 모순된 감정을 느꼈지만, 내가 현재 있는 이 곳에서 열심히 노력하며 기도하며 보냈다. 주교님의 강론 말씀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청년의 실수는 당연한 것이요, 패기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라는 내용이었다. 내가 정확히 들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마음을 울렸다. 나를 포함해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는 청년들은 때로는 자신감을 잃고 방황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그 자체가 가진 패기와 열정이라는 젊음의 힘은 아주 강력한 무기이자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상상할 수도 없는 무수한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말고 생각한 그대로 행동했으면 좋겠다. 이 것은 나 스스로에게도 말하는 것과 같다. 젊은이야, 일어나라!

황의철 베드로 SMY (자비의 종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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