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쉼과 마음의 쉼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청년들과 “늘작 프로그램”을 하러 제주도에 갔다. 제주 방언에서 따온 ‘늘작’은 ‘느른한 태도로 느리게 쉬엄쉬엄 행동하는 모양’을 뜻한다. 이처럼 우리가 김대건 신부님의 선교사 마음을 본받아, 우리의 작은 행동들로 환경을 돌보며 마음도 쉬게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봤다. 이번 늘작 프로그램의 주제는 지구의 쉼과 마음의 쉼 이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김현섭 사도 요한과 이원준 가브리엘은 소감을 나눠주었다. 

  • 이런 섬에 김대건 신부님이 처음으로 발을 딛으시고 선교를 위해 힘을 써주셨던 점, 다른 한국의 순교자들의 경건한 마음가짐과 주님에 대한 믿음 또한 제게 크게 와닿았습니다. 섬뜩한 고문 기구와 방식들, 열악한 환경들을 보고 지금의 교인인 저의 가슴한켠이 먹먹해지기도 했습니다. 너무나도 아름답고 신기한 자연이 있지만 그 사이사이 사람의 무책임함 또한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푸른 바다 위의 떠다니는 페트병, 길바닥의 담배꽁초, 바위 사이의 낀 밧줄, 깨진 유리병과 그 조각에 붙어 사는 여러 소라와 생물들… 자연의 아름다움이 경이롭지만, 인간의 무책임함도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저 또한 새로운 관점에 눈이 뜨이는 경험과 많은 생각들이 들게 되었습니다. 방황하는 청년들과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다른 친구들께도 분명 좋은 시간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김현섭 사도요한)
  • 이번 늘작 프로그램은 어찌보면 하느님이 곁에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단 하루도 저희가 활동할 때에 비가 안 내린 점도 있습니다. 또 환경정화를 하며 인간이란 존재가 왜 불완전하게 만들어져 지구를 아프게 하는지 자신에게 질문하다 고개를 들어 환경정화를 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 그러한 불완전 속에서 서로와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며 나이가라는 뜻으로 저희 인간을 창조하고 보내신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4박 5일간 새로운 분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활동을 진행하며 참 좋았습니다. 곶자왈에소의 유해식물 제거 및 밤에는 반딧불 체험, 비록 풍량주의보로 차귀도는 못 갔지만 대체 프로그램으로서 의미있던 해변가 환경정화, 자연 속에서의 미사 등, 색다른 체험을 마련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원준 미카엘)
Ester Palma지구의 쉼과 마음의 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