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하느님 자비 복음의 종 선교사들과 함께하는 3번째 한일 청년 교류 모임입니다. 자연스럽게 이런 신나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우리의 이 모임이 그리고 우리의 우정이 10년, 20년, 30년 뒤에까지 이어진다면 우리는 어떤 열매를 맺게 될까? 기분 좋은 상상입니다. 한일청년교류 파견 미사 이 시간에 우리 친구들에게 3가지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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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어제 오후 모임에 참여하면서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아픔, 미움, 상처, 분노, 어둠을 자기에서 다음 세대로 전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비록 우리가 그렇게 큰 그룹은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들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우정과 사랑을 서로에게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바로 오늘 우리가 들은 두번째 독서가 이것을 우리에게 아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으신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 가십시오.”
그러면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우정과 사랑을 키워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바로 예수님이 이것을 우리에게 잘 보여주셨습니다.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고, 용서하고, 우정과 사랑을 키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약하게 될 때, 곧 우리의 약함을 받아들이게 될 때, 곧 내가 얼마나 작고 깨지기 쉽고 약한 사람인지를 알게 될 때 놀랍게도 우리는 하느님께 우리가 얼마나 큰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 안에 다른 이를 위해 나를 내어줄 사랑이 자라게 됩니다. 하느님은 강한 이들이 아니라 이렇게 약한 이들을 통해 당신의 일을 이루십니다. 예수님의 연약하고 무기력하게 보이는 십자가의 사랑을 통해 모든 이들을 사랑하셨다는 것을 우리는 배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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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으로, 저는 우리가 경계를 넘어서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목천 성당에 있었을 때 바로 성당 뒤에 있는 동산에 올라가 마을을 내려다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각자 다른 모양, 다른 색깔, 다른 크기, 다른 재료로 집을 짓고 살아간다. 그리고 거의 모든 집에 담이 있다. 나의 땅, 나의 영역을 표시하고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담을 쌓고 살아간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이 담 때문에 안전하게 사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문 때문에 산다. 내가 튼튼하게 나를 지키기 위해 쌓은 담 때문이 아니라 우리는 다른 사람을 찾아 나서게 해주고, 다른 사람이 나에게 오게 해주는 문 때문에 살아 간다.”
그렇습니다. 우리를 지키기 위한 높은 담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를 점점 고립시키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열린 문, 또 다른 사람이 들어 올 수 있는 열린 문은 우리를 이어주고 연결시켜 주고 우리릴 살릴 것입니다. 우리가 그런 열린 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미 우리는 열린 문입니다. 우리가 한 해 한 해 이렇게 만나고, 대화하고,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이것이 바로 우리가 서로 통하는 하나의 작은 문을 연것과 같은 것입니다. 언제든 우리가 가서 문을 두드리면 받아 줄꺼죠? 우리도 언제든 여러분이 오면 기쁘게 환영할거에요! 우리가 자주 이 문을 통해 왔다갔다한다면 분명 다른 사람들도 이 문에 관심을 갖게 될것이고 우리와 같은 체험을 하게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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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이 모든 일을 조금씩 해나가기 위해 우리는 하느님을 깊이 만나야 합니다. 하느님과 만나는 시간을 꼭 가져야 합니다. 내 하루의 삶을 가지고 하느님과 만나야 합니다. 나에게 일어난 일들을 통해서 나에게 말을 건네는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분이 나에게 하는 말을 우리는 쉽게 금방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분과 함께 머물 시간을 꼭 마련해야 합니다. 마음으로 그분의 뜻을 찾는 시간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을 만나기 시작할 때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게되고 그 일을 하게 될 힘도 하느님께 얻을 것입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이렇게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모임을 통해 잘 체험하게 된 것 같아요. 이번 모임을 준비한 모든 스탭, 참가자, 그리고 애써주신 선교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고맙습니다!!!
윤영중 필립보 신부님의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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