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위하여 삶을 바치는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1월 6일부터 15일까지 태국에 봉사활동을 하러 다녀왔다. 나는 이번에 태국 봉사활동이 세 번째였다. 처음은 2013년 말에 답사를 하러 갔고, 2014년 초에 중고등학생 20명과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이번은 세 번째였는데도 매우 유익하고, 좋은 경험이 되었다. 갈 때마다 봉사활동은 대나무 학교에서 했다. 대나무 학교는 학생 100여명이 다니고 있고, 태국과 미얀마 국경 옆, 태국의 서쪽에 위치해 있는 학교이다. 이 학교 학생들의 분위기는 매우 맑고, 우리도 4박5일 동안 매우 행복했다. 어린이들이 살고 있는 매우 가난한 마을도 방문했고, 그 어린이들의 부모님들이 일하시는 고무공장도 방문하면서 어린이들과 부모님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지를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밤부학교를 다니는 여러 미얀마 부족의 학생들은 몇 년 전부터 미얀마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아서 가족들과 함께 난민으로 태국에 왔던 친구들이다. 10년 전에 이 학교가 없었을 때는 부모님들이 불법 노동자로 고무공장에서 하루 하루 일하시면서 돈을 벌고, 아이들은 그냥 길거리에서 놀고만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길거리에 있으면 마약중독, 성매매 등 예상치 못한 여러 상황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이 많고,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이 학교는 어떤 태국인 여자 선생님을 통해서 단순하게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길거리에 있는 어린이 40명 정도에게 대나무 숲에 모여서 같이 놀 듯이 태국어 알파벳과 문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이 매우 재미있어 하고 더 많은 어린이들이 모이기 시작하자 선생님도 다른 선생님들을 모았다. 5~60명에서 100명이 되니 시설이 없이 봉사자로만 수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려서 수사님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수사님들은 단순하게 대나무로 학교를 지었고, 방 5개와 100명이 같이 모일 수 있는 로비같은 큰 교실과 식당을 만들었다. 우리도 처음에 밤부학교에 가서 학교 건물을 건설하는 활동을 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하루에 무료로 점심도 주고, 간식도 두 번씩 준다.
우리는 4박5일동안 대나무학교에서 지내면서 많은 활동을 했지만, 우리가 아이들에게 준 사랑과 기쁨보다 아이들에게 받은 사랑과 기쁨이 더 많다. 내가 첫번째와 두번째로 갔을 때는 설립자 이셨던 여선생님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었고, 그 선생님이 매우 존경스러웠다. 이번에 갔을 때, 일정 두번째 날이 되자 그 선생님에 안 보이시길래 다른 선생님에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영어로 그 선생님은 어디에 계시는지 물어봤다. 갑자기 선생님이 울컥하시더니 눈에 눈물이 차올라서 1분 정도 침묵한 다음에 그 설립자 선생님께서는 2년 전에 돌아가셨다고 말씀해주셨다. 그 때 나도 울었고, 우리 두 사람은 서로 안아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그 선생님의 여동생이라고 말했다. 침묵이 흐르고, 울고, 시간이 좀 지난 다음에 내가 그 선생님이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물어보았다. 대나무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아직 많아서 선생님들이 돌아가면서 정글 속에 있는 집들을 가끔 방문해서 책과 필기도구 그리고 음식이나 필요한 것들을 전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비가 많이 와서, 선생님들이 정글 속에 있었을 때 봉고차가 뒤집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그래서 선생님 2분이 돌아가셨고, 2분이 많이 다치셨다고 한다.
사고 이야기를 듣고 너무 슬펐지만 예수님 생각이 났다. “친구를 위하여 삶을 바치는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대나무 학교 선생님은 사고로 돌아가신 것이 아니라 대나무 학교와 주변 미얀마 난민, 그리고 태국의 가난한 가족을 위해서 목숨을 건내주신 것이다. 그리고 이 삶은 헛된 삶이 아니라 열매를 맺는 삶이다. 덕분에 우리도 태국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고, 우리 청소년들 17명이 배운 것, 느낀 것, 하느님을 만난 체험은 그분과 많은 분들의 희생의 열매이기도 하다. 이번 봉사활동과 대나무 학교 방문은 나에게 큰 체험이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에스텔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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