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3일, 오랜만에 젊은 부부피정을 다시 시작하였다. 이번 부부피정은 서로가 서로에게 그동안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조금 더 이해하게 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시간이었다. 김경미 베로니카 자매님은 “앞으로 하루하루 꽉 채운 삶을 살아나가야겠다! 는 결심을 부부피정에 대한 소감으로 나눴다.
19년도에 결혼을 준비하면서 카나혼인 강좌를 들은 이후에 부부가 함께 피정을 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결혼 3년 차에 드디어 오빠의 첫 피정이 ‘부부 피정’이 되었다. 태린이를 낳고 키우면서 신앙생활에 무뎌질 때쯤 이번에 좋은 기회가 되어 다녀왔는데 결론적으로 너무 좋았다. 그냥 좋았다는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태린이를 엄마아빠한테 맡기고 정신없이 와서 그 흔한 셀카도 못 찍었다…
우리는 관면혼배를 했다. 왜 혼인서약을 할 때 갑자기 눈물이 터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만감이 교차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혼인서약서만 보면 웃음이 난다. 어느 때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성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지향을 늘 두고 기도했었다. 오빠도 세례를 받고 또 태린이가 태어남으로 인해 부부에서 부모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성숙으로 가는 여정이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내적으로 성장해가며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려고 하는 중이다. 각자의 삶을 살다가 만난 우리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켜켜이 쌓인 삶의 편린들을 맞추기에는 끝없는 인내의 과정이 필요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낼 수 있는 건 신앙의 힘과 혼자 일 때보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함으로 바뀌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번 피정은 ‘우리’ 부부가 가정 안에서 어떠한 삶의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가?. 그리고 ‘나’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사유의 시간이었다. 오롯이 나와 남편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없었는데 일부러라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더더욱 들었다.
나눔을 하면서 우리 부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부부들도 마찬가지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 부부의 모습을 1인칭 시점이 아닌 관조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많은 걸 느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오빠랑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앞으로 우리 삶에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하루하루 꽉 채운 삶을 살아나가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김경미 베로니카
답글 남기기